겨울 이야기 #2

풍 경 2005. 12. 17. 12:32

눈이 쉬지않고 내립니다

지금 아랫녘에서는

눈에 치어 아우성인데

무슨 살 판이 났는지

눈은 쉬지 않고 내립니다

나도 눈을 치우느라
힘듭니다
진짜 힘든 사람들에 비하면
별 것 아니겠지만
그래도 불편한 무릎 감싸쥐고
눈을 쓸어 가는 것이
만만치는 않습니다


눈을 치우다

들꽃마당 뒷동산에

가 봤습니다

아무도 없는 세상

눈여겨 보지도 않는 세상인데

그래도

소나무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

내리는 눈을 맞이하고 있습니다

푸르른 소나무는

그가 푸름으로 인해서

잎도 없고 숨 쉬지도 못할 것 같은

이웃 나무들에게

겨울의 희망으로

서 있습니다

언제 그칠지 모르는

눈 속에서

소나무는 스스로

종말의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




눈이 14일째 내립니다

지금 아랫녘에서는

눈에 치어 아우성인데

무슨 살 판이 났는지

밤에도 내립니다



'풍 경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신동리 풍경  (0) 2006.02.07
광천 장날 #1  (0) 2006.01.20
그 해 가을  (1) 2005.12.07
투망  (1) 2005.12.07
연꽃  (0) 2005.12.07
Posted by 들꽃마당
,