'산(山)은 내가 가는 길 위에 서 있었습니다'



산에 자주 가면서도
길을 유심히 살펴 본 적이 없었습니다.
그저 있으려니하고 가다가 쉬고,
오다가 쉬고 그렇게만 다녔습니다.





다시 산을 오르던 날
문득 이 산을 어떻게 걸었는지 궁금해졌습니다.
그래서 길을 살펴봤습니다.




자세하지는 않아도 어떻게 생겼는지
사람들은 어떻게 걷고 있는지




그리고 이 길 끝에서 우리는 무엇을 하는지
생각하면서 걸었습니다.





때론 길이 없을 것 같은 숲 속도
걸어가니 길이 생겼습니다.





한 발자국을 떼고 뒤돌아 본 길은
내 뒷그림자를 안아주면서





어느새
다른 사람들의 지친 발을 맞아주었습니다.





길은
똑같으면서도

다른 모습으로 다가옵니다.





그렇지만 누구든지
갈 수 있도록





마치

다정한 옛친구 마냥
낯설지 않게
다가옵니다.





길 끝이라고 생각되었던 곳에서는
새로운 희망이
우리를 감싸고 있었으며





시작의 이정표가
푸르게 서 있었습니다.




희망을 움켜 쥔 사람들에게
산은
또 다른 길을 드러내 놓았습니다.




가야 할 길은 쉽지 않고 멀기도 하지만
주저하지 않고 가는 사람들에게
산은
기꺼이 길이 되어 주었습니다.




산은 내가 가는 길 위에서 나를 바라보며 서 있었습니다.


"이 세상에
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 있다면

그것은 지금
내가 가는 길입니다"



*2006년 11월 12일 주일 오후에 아이들과 함께 '칠갑산'을 올랐습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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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들꽃마당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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